“사랑해요, 라라라… 음악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린다. 여보세요. 네, 에미네 천년초 입니다. 방송에 나왔던 천안 천년초 농장이죠? 라는 물음에 네, 맞습니다. '저, 강직성척추염환자인데요, 천년초를 구하고 싶습니다.' 또한 강직성척추염 환자인 남편과 전화를 하고 싶습니다. 라는 전화가 100여 통 이상, 필자의 사무실과 아내 핸드폰에 보름 아니 지금까지 계속 전화벨과 대화를 원하는 강직성척추염 환자가 생겼다.

KBS 1TV 6시 내 고향 프로그램(방영 9월27일, 월요일 6시 50분~7시, 10여분)에 천안 황토밭 친환경 재배 토종 천년초 농장편이 방송된 후의 사실담이다.

전국에 있는 시청자들 중에 강직성척추염환자들과 가족, 주변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어 이러한 현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천 명당 한명정도 앓고 있어 약 4만 명 정도이며, 남자가 주로 많다는 이병은 희귀성난치병으로 현재 완치가 불가능하다.

자가면역 질환으로 관절염, 즉 척추에 염증이 생겨 통증과 고통이 수반되며 뼈가 굳어져 일명 대나무 병이라 불린다. 걸음걸이 행동과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며 생활에 있어서도 제약이 따른다. 가장 힘든 것은 통증을 참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질병은 인생을 깨닫게 하는 훌륭한 교사다(W.NL.영안). 인간은 몸의 약이 듣지 않음을 알게 되면 마침내 마음의 약을 찾기 시작한다(파샤르트).라는 명언이 있듯이 사람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자기 몸의 건강과 생활이다. 모든 것이 이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맞는 말일까요?

대부분 목과 척추가 굳어진 분들 10대 때부터 50년 이상, 70세의 어르신, 여성, 필자의 나이또래 결혼자, 결혼을 며칠 앞둔 신랑, 군대생활중인 장교, 척추 수술을 하고 미래가 걱정이 된 청년과 부모님, 이 전국 각 지역(제주도, 부산, 광양, 대전, 춘천, 서울, 인천 등)에서 팔품을 팔아 필자의 농장과 집을 방문하여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서 그리고 병마와 싸워 이길 수 있는 최선의 방법에 대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대화하고 근심, 걱정, 희망을 함께 나누며 잘 살 방법을 모색해 본 가정이 20가정을 훌쩍 넘는다.

녹화당시에는 위의 병명을 가진 환자가 연락이 올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일단 매체에 보도가 될 구성요건을 갖춘 것은 있었다. 친환경으로 제초재와 농약 미사용 그리고 외국인(필자의 아내는 일본사람)이 농사를 짓는 다는 것이 볼거리의 이야기 정도가 되어 공중파 방송사의 작가에게 연락이 오고 확정이 되고 촬영일자가 잡혔다.

이병명은 일반적으로 잘 알지 못한다는 생각(15년 경험으로)이 들어 알리지 않으려고 했으나 진행과정에 흐름 속에 소개가 되었다. 그런데 예상치 않게 너무 많은 강직성척추염 환자들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몇 십년간 통증에 시달리며 온갖 약과 병원을 다니며 가계가 온전치 않게 되고 강한 분노를 겪고 완치가 불가능한 병에 대해서 원망과 포기 등 숱한 멸시에 가까운 생활을 겪었던 같은 환자끼리 통증 반감의 희망을 같고 먼 길을 달려온 그분들을 생각할 때 일어설 수 있는 건강의 정보를 조금이나마 알려주었다고 생각하니 무슨 도움이 될까를 걱정했던 필자의 힘겨움은 희망을 갖고 안색이 좋아져 집을 나서는 모습을 보면서 안심으로 바뀌며 환희로 변화되었다.

근 한 달간 나는 배웠다.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고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환경이 영향을 미친다고 하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 하는 것은 오로지 나 자신의 책임인 것을 나는 배웠다.

나는 배웠다. 이제는 더 이상 타인을 도울 힘이 내게 없다고 생각할 때에도 누군가 내게 도움을 요청할 때에는 여전히 그를 도울 힘이 나에게 남아 있음을 나는 배웠다.

글을 쓰는 일이 대화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마음의 아픔을 덜어준다는 것을 나는 배웠다. 만일 이 생각이 그 바탕이 되어 있지 않다면, 나의 육체미는 동물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나는 아직 살아있어 할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