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적 '퇴행관절염' 근본원인을 밝혀냈다
[CBS노컷] 입력 2014.02.13 10:27
[CBS노컷뉴스 이용문 기자]
우리나라 연구진이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져 노화의 적으로 불리는 '퇴행성 관절염'의 근본 원인을 밝혀냈다.
생명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셀'에 논문이 실렸는데 퇴행성 관절염의 예방과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골은 관절조직에서 뼈의 말단을 둘러싸 기계적 힘에 대한 완충작용을 하고 뼈 사이의 마찰을 줄여 관절의 움직임을 쉽게 해주는 조직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이런 연골조직의 퇴행과 뼈의 구조적 변화를 동반하는 질병으로 관절내 염증이 심해지면서 통증을 수반하지만 병리적 원인이 밝혀져 있지 않고 노화나 유전적 요인, 비만이나 외상 등 물리적 기계적 요인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전장수 교수팀은 퇴행성 관절염 연골세포에서는 아연 이온 농도가 정상 연골세포와 달리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아연이온이 세포 내에서 연골 퇴행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연골내 아연이온 농도가 퇴행성 관절염 진행의 열쇠라는 뜻이다.
연구팀은 연골조직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연이온을 연골세포 내로 수송하는 단백질(ZIP8)이 많아지고 이에따라 연골세포내로 아연이온 유입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을 밝혔다.
아연이온은 세포핵에서 아연 농도가 높아지면 활성화 되는 아연 의존성 전사인자(MTF1)가 활성화 시키고 이 인자가 연골기질 분해효소(MMP)의 발현을 유도해 결과적으로 연골이 분해돼 닳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생쥐실험에서 아연이온 수송 단백질이나 아연의존 전사인자가 많이 만들어 지도록 유전자를 조절한 생쥐의 관절에는 퇴행성 관절염이 심하게 유발됐지만 이 유전자가 결손된 생쥐는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지 않았다.
아연 이온 수송 단백질과 전사인자가 발현되지 않도록 하면 인간에서도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지 않도록 하거나 생긴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연이온을 매개로 하는 연골세포의 신호전달 체계를 밝혀내고 상위수준에서 연골 퇴행인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를 찾아 냄으로써 퇴행성 관절염 치료와 예방 연구의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생명과학 최고의 권위지인 '셀' 2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전 교수팀은 "필수 무기질인 아연의 과다와 세포내 전달체계가 연골퇴행에 관여함을 밝힌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퇴행성 관절염의 새로운 쵸적을 확립하고 보다 효과적이고 용이한 치료법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